218장 주여 당신 종이 여기

by 필레몬 posted Aug 04, 201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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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여 당신 종이 여기(성가218번)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작사 : 이분매 베난시아 수녀

작곡 : 이종철 베난시오 신부

 

 

1. 주여 당신종이 여기 왔나이다.

   오로지 주님만을 따르려 왔나이다.

   십자가를 지고 여기 왔나이다.

   오로지 주님만을 따르려 왔나이다.

 

<후렴>

   파아란 풀밭에 이몸 누여 주소서

   고이 쉬라 물터로 나를 끌어 주소서

   주여 당신 품안에 나를 받아주소서

   내 쉴곳 주님의 품

   영원히 잠드렵니다.

 

2. 주여 당신 종이 여기 왔나이다.

   주님의 부르심에 오롯이 왔나이다.

   하얀 소복차려 여기 왔나이다.

   한 평생 주님 함께 살고파 왔나이다.

<후렴>

 

 

 

 

 

 1972년 여동생의 수녀원 입회 때,
저 못난 동생을 잘 보살펴 달라는 오빠로서의
뜨거운 기도를 담은 노래이다.
(현재 서울 포교 베네딕또회 소속
이분매 베난시아 수녀)

그 때 나는 스무일곱의 감수성이 예민한
청년이었고,평소에 동생의 수녀원 입회를 극구
반대하고 만류하였다.

그러던 어느날
"내일 아침 수녀원에 입회하러 가요." 하는
청천병력같은 동생의 말을 듣고 더 이상
만류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둘 수도 없는
오빠로서의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.

저렇게 못생긴 수녀를 누가 따를 것이요,
저렇게 건강이 나쁜 아이가 그 어려운 수도의
길을 어떻게 걸을 수 있을까 싶어 여간 걱정이
되지 않았다.
그러나 그 걱정은 곧 기도로 바뀌었다

"주님, 주님만이 하실 수 있습니다."라며 동생
방에 앉아 하염없이 기도를 하고 있었다.

그 때 나는 신학교에서 쫓겨나 있었고 그 충격으로
어머니는 혈압으로 쓰러지셨다가 세상을 떠났다.

"주님, 한 놈은 신부가 되겠다고 기를 썼으나
쫓겨났고, 한 년은 저렇게 허약하고 못났는데도
수녀가 되겠다니 이 무슨 아이러니 입니까."
어느새 나는 울먹이고 있었다.
그러던 중 우연히 책상 아래 휴지통에 시선이 갔다.

깨알같은 글씨의 종이 쪽지들이 찢겨져 있었다.
곧 불에 태워버릴 일기장이었다.
쪽지 몇개를 꺼내 보았다.

"주여 당신 종이 여기 왔나이다".

그날 밤, 나는 즉시 그 쪽지들을 펴 놓고 곡을
만들었고 다음 날 아침 떠나는 동생의 가방에
넣어 주었다. 한달 뒤 수녀원에서 편지가 왔다.

"오빠, 오빠가 만들어준 노래를 부르며 울었습니다.
그 다음 날에는 동료 입회자들이 이 노래를 부르며
눈시울을 붉혔고,그 다음 주일 날에는 모든 수녀님들이
울먹이며 이 노래를 미사 봉헌 때 불렀습니다.

이 성가기도 덕분인지 동생은 쫓겨나기는 커녕
제일 못난 아이가 우리 형제 중 제일 똑똑이로
변하였고, 제일 병약하던 아이가 우리 중 제일
건강하게 살고 있습니다다.

"버려진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." 라는
성서 말씀이 항상 잊혀지지 않습니다.

주여 당신종이 여기 성가 배경/이종철(베난시오신부)